성격장애와 같이 지속적인 인간관계의 문제를 지니고 있지 않은 사람도 일시적으로 인간관계의 부적응 상태가 지속되면, 여러 가지 심리적 문제를 나타낼 수 있다. 비교적 원만한 인간관계를 나타내던 사람도 이사나 전학, 이직 같은 새로운 상황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 심리적 부적응 상태를 나타낼 수 있다. 특히 이런 부적응 상태로 인해 심한 심리적 고통을 받거나 사회적, 직업적 적응에 현저한 부적응을 초래할 경우에는 심리적 장애로 간주될 수 있다. 심리적 장애는 인간관계의 부적응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장애로 인해 인간관계 부적응 상태가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다.
1. 우울증
우울증은 흔히 대인관계에서의 심한 좌절과 상실을 경험할 때 나타나게 된다. 학교나 직장에서 고립된 상태에서 장기간 인간관계의 좌절을 경험하게 되면, 자존감의 손상과 더불어 열등감이 확대되고 사회적 행동이 더욱 위축되는 악순환에 휘말려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이밖에도 사랑하는 가족의 사망이나 이별, 친구들로부터 배척이나 따돌림, 연인관의 충격적인 실연, 친구나 가까운 사람이 없는 지속적 상태 등은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우울증은 우울하고 슬픈 기분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가장 흔한 심리적 장애이다. 이런 우울증 상태에서는 우울하고 슬픈 감정을 비롯하여 좌절감, 죄책감, 고독감, 무가치감, 허무감, 절망감 등과 같은 고통스러운 정서상태가 지속된다. 이런 우울한 기분과 더불어 일상 활동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이 저하되어 매사가 재미없고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또한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현저하게 저하되어 생활이 침체되고 위축된다.
우울증 상태에서는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이 증폭된다. 자신이 무능하고 열등하며 무가치한 존재로 여겨지는 자기 비하적인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또한 타인과 세상은 비정하고 적대적이며 냉혹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산다는 것이 참으로 힘겹고 버거운 일로 여겨지며, 미래가 비관적이고 절망적으로 보인다. 아울러 인생에 대해 허무주의적인 생각이 증가되어 죽음과 자살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는 경향이 있다. 아울러 인지적 기능도 저하되는데, 주의집중이 잘 되지 않고 기억력이 저하되며 판단에도 어려움을 겪게 되어 어떤 일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런 사고력의 저하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학업이나 직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우울한 사람은 어떤 일을 시작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 해야 할 일을 자꾸 미루고 지연시키는 일이 반복된다. 활력과 생기가 저하되어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고 쉽게 지치며 자주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아울러 사회적 활동을 회피하여 위축되는 생활을 하게 된다. 우울증 상태에서는 행동과 사고가 느려지고 활기가 감소하여 행동거지가 둔하고 처지게 된다. 우울한 사람들은 흔히 수면장애를 겪게 되는데, 불면증이 나타나서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반대로 평소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자거나 졸음을 자주 느낀다. 도한 우울증이 심한 경우에는 자학적인 행동이나 자살시도를 할 수 있다.
우울증 상태에서는 여러 가지 신체 생리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우선 식욕과 체중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흔히 식욕이 저하되어 체중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때로는 식욕이 증가하여 많이 먹게 되어 갑자기 살이 찌는 경우도 있다. 아울러 우울한 사람들은 피곤함을 많이 느끼고 활력이 저하되며 성적인 욕구나 성에 대한 흥미가 감소한다. 또한 소화불량이나 두통과 같은 신체적 증상을 나타내고 이런 증상에 집착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면역력이 저하되어 감기와 같은 전염성 질환에 약하고 한 번 감기에 걸리면 오래가는 경향이 있다.
우울증은 삶을 매우 고통스럽게 만드는 심리적 장애인 동시에 '심리적 감기'라고 부를 정도로 매우 흔한 장애이기도 하다. 우울증은 개인을 부적응 상태로 몰아가고 때로는 자살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장애이지만, 전문적 도움이나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잘 되는 장애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울증을 지닌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은 채, 우울증 상태에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
2. 사회 공포증
사회 공포증은 불안장애의 한 하위 유형으로서 사회적 상황이나 과제 수행 상황에 대해 현저한 지속적 공포를 지니는 것이 주된 특징이다. 사회적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관찰되는 것, 부정적 평가를 받는 것, 모욕당하는 것, 당황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흔한 예로는,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무대에서 연주할 때 느끼는 무대공포,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적면 공포, 공공장소에서 음식 먹는 것을 두려워하는 식사 공포 등이 있다. 이러한 사회적 상황에 처하게 되면 대부분 즉각적인 불안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얼굴이 붉어지고 근육이 긴장되며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손발이 떨린다. 또한 진땀이 흐르고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하며 정신이 혼미해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장애를 지닌 사람은 자신의 공포가 과도하고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사회적 상황에서 그렇게까지 두려워할 현실적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러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버릴 수가 없다. 따라서 사회 공포증을 지닌 사람은 대부분의 경우 사회적 상황이나 수행 상황을 회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때로는 심한 불안을 느끼면서 고통 속에서 이런 공포 자극을 참아내는 경우도 있다. 이런 심리적 문제가 6개월 이상 나타나서 일상생활은 물론 직업적 또는 사회적 생활에 현저한 방해를 받을 경우, 사회 공포증으로 간주된다. 사회 공포증은 매우 흔한 심리적 장애이며 치료적 노력을 기울이면 극복될 수 있다. 그러나 사회 공포증을 지닌 사람들은 치료기관을 찾지 않고 오히려 사회적 관계를 회피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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