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믿고 신뢰한다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신뢰는 인간관계의 필수적인 요소 중의 하나로 우리에게 장기적인 안정감을 제공해준다. 하지만, 신뢰가 깨질 때 우리는 커다란 배신감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때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끼며 인간관계를 파탄 내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도 한다.
신뢰의 뜻을 살펴보면 사전적인 정의는 믿고 의지한다는 뜻이다. 한자로는 '믿을 신'과 '힘입을 뢰'로 합성되어 있다. 여기서 '믿을 신'자는 '사람 인'과 '말씀 언'으로 이루어져 있고 '사람의 말'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말은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거짓이 없는 것이라는 데서 믿음의 뜻을 나타내게 되었다고 한다. 믿을 신자는 믿는다는 뜻 이외에도 의심하지 않는, 진실된, 분명히 하는, 존경하는, 지키는, 맡기다와 같이 여러 가지의 뜻을 다양하게 의미한다. '힘입을 뢰'는 힘입다는 뜻과 함께 의지하다, 도움을 얻다, 이득을 보다 라는 뜻도 있다. 영어로 신뢰는 trust이며 이는 trost라는 편안함을 뜻하는 독일어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외로운 존재이기에 경쟁 사회 속에서 고독과 불안을 느끼며 살고 있다. 그렇기에 자신을 계속해서 응원하고 지원해주며 도와줄 수 있는 사람과의 관계를 원하게 된다. 특히 손익에 관련된 상황에서 항상 자신의 편에 서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이기적이어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고, 더불어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신뢰는 이처럼 냉정한 현실 속에서 서로의 이익을 위해 서로 지원하며 돕는 지속적인 상호협력적인 관계를 뜻한다. 특히 상대방이 손해와 위험을 무릅쓰고 상대방을 도울 때, 그들의 신뢰관계는 더 명확하게 드러나게 된다.
신뢰는 Rousseau가 말한 바에 의하면 '타인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의도와 행동을 나타낼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와 함께 그를 돕기 위해 나의 위험을 감수하려는 심리적인 상태'라고 정의된다. 이러한 정의를 바탕으로, 신뢰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살펴보면 신뢰의 첫 번째 요소는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이다. 다시 말하면,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그가 나중에도 나에게 지속적으로 호의적인 의사와 행동을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이다. 이러한 기대는 과거의 인간관계를 통해서 상대방에게 계속해서 보여 준 호의적인 태도와 협력적인 행동을 바탕에 두고 있다. 두 번째 요소는 위험을 감수할 용의이다. 내가 상대를 위해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려는 의도가 신뢰의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의도는 피상적인 인간관계에서는 경험하기 어렵다. 내가 손해를 보면서 상대방의 손실과 위험을 줄이고자 돕는 의도는 신뢰관계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특성이다. 위험은 흔히 인간관계의 신뢰를 쌓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마지막 요소는 상호의존성이다. 신뢰는 일방적인 관계에서 형성되는 관계가 아니다. 서로 의존하며 도움을 주고받지 않고서는 이익을 얻을 수 없는 상호적인 관계를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신뢰는 서로 주고받는 과정에서 발전하는 특징이 있다.
인간관계에서 신뢰는 주고받는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한다. 첫째, 인간관계에서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감을 감소시킨다. 우리는 보통 상대방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예측하며 그에 맞는 대응을 준비한다. 하지만 낯선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할 수 없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불안감이 증폭된다. 하지만 신뢰하는 사람에 한해서는 그가 나에게 호의적인 행동을 보일 것이라는 낙관적인 확신을 하게 되어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불안감을 감소시킬 수 있다. 둘째, 신뢰는 우리의 인간관계 안에서 서로 협동적이고 지지적인 행동을 일으킨다. 신뢰는 계속해서 일방이 아닌 쌍방적인 상호적 관계를 반영하기 때문에 서로 상대방의 신뢰에 반응하고 보답하는 결과를 내보이기 위한 실제적인 노력을 장려한다. 그렇기에 신뢰는 인간관계에서 심리적으로 편안함과 함께 상호적인 협조 행동을 제공하는 기능도 지니게 된다. 마지막으로, 신뢰는 상대방의 긍정적인 행동과 결과를 앞으로도 잘 되어 갈 것이라고 여기며 상대방에 대한 감시나 통제의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다. 우리는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항상 예의를 주시하며 의심하고 감시하고 더 나아가 통제하는 모습까지 보이게 되는데, 이는 다른 생산적인 활동에 대한 관심과 노력의 감소를 의미한다. 이처럼 신뢰는 인간관계에서 투자비용을 감소시켜 부가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앞서 계속 말했듯이, 신뢰는 혼자서 일방적인 것이 아닌 두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일어나고 변화한다. 서로 의존적인 관계가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상대방이 행동에 변화가 생긴다면, 신뢰도 함께 변화한다. 신뢰했던 사람이 나를 배신하게 되면 그 사람에 대한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지게 된다. 그렇기에 신뢰는 개인의 성격적인 특성이 아니라 관계적인 특성을 나타내게 된다. 하지만 신뢰에는 상대방이 과연 믿을 만한 사람인지에 대한 상호 간의 평가가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는 평소에도 다른 사람의 성격과 행동을 바탕으로 그가 얼마나 믿음직한 사람인지 평가를 하게 되며, 이러한 평가는 신뢰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개인의 속성을 신뢰 유인성이라고도 하는데, 엄연히 말하면 타인에 의해 알아차린 개인이 신뢰할 만한 정도를 뜻한다. Mayer에 따르면 신뢰 유인성은 세 가지의 요소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호의성으로 신뢰 대상자가 신뢰자에 대해 지니고 있는 긍정적인 의도에 대한 신뢰자의 깨달음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그가 얼마나 나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는가에 대한 인식이다. 두 번째 요소는 성실성이다. 신뢰 대상자가 얼마나 일관성 있고 성실하게 행동하며 언행을 일치시키며, 공정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깨달음을 의미한다. 마지막 요소는 유능성으로 신뢰 대상자가 특정한 영역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역량과 전문적인 기술에 대한 신뢰자의 깨달음을 뜻한다. 대게 사람들은 자신에게 호의적이고 성실하며 유능한 사람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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